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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Virus의 재테크

다시 찾아온 코스피지수 2,000 시대


'코스피 2,000'

국내 주식투자자에게 2,000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1,999와 2,001 사이에 있는 연속선상의 한 숫자가 아니라 곧바로 2007년 '펀드 광풍'의 아픈 기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14일 2,000 포인트를 3년여 만에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신묘년 첫 거래일에 2,070선으로 뛰어 오르며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후 하루 이틀 건너 새 기록을 연달아 갈아 치웠고 1월 중순에는 2,100 선도 쉽게 넘어 섰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았던 2007년 하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에 거치식으로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이제야 비로소 원금을 회복하게 됐다. 지수를 다시 끌어올린 원동력은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와 풍부한 유동성이다. 2007년 60조 원대에 머물렀던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0조원에 육박하며 국내 증시의 매력을 높였고 외국인의 강력한 '바이코리아(Buy Korea)'도 이끌어냈다.

코스피지수는 과연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2007년에는 2,000선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치달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지수가 평균 2,400선가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이 다시 주식투자에 나설 지 주목된다. 2007년의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미들은 대부분 증시 진입을 주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조금씩 투자에 나서는 신호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2년새 53조 '바이코리아'

한국 증시의 랠리를 이끈 주역은 외국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09년 약 32조원, 지난해에는 21조원을 순매수했다. 세계 금융 위기 이후 2년동안 약 53조원을 한국 증시에 쏟아 부은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연기금이 9조원어치를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개인투자자의 주식펀드 환매로 투신권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외국인과 연기금이 '쌍끌이'로 매수하면서 주가는 쉼 없이 올랐다.

외국인이 거침없는 매수에 나선 데에는 미국의 양적 완화(유동성 공급) 정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배경이 됐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두 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로 유동성 효과를 그대화했다.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은 성장 모멘텀이 탄탄한 아시아권 신흥시장으로 유입됐고 한국 증시가 집중적인 수혜를 입었다.

외국인으로서는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길 수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00조 원에 육박하는 '레벨업'이 이뤄졌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ㄱ공행진하면서 환율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여건까지 조성됐다. 매매차익을 달러로 바꿔 나가야 하는 외국인들로서는 환율이 떨어질 수록 더 많은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던 2007년 7~10월 환율은 평균 924원이었지만 작년 10월 이후 환율은 평균 1,12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주가 더 오른다"...'개미' 증시 참여 나설까

일단 코스피지수는 2,000 선을 뚫은 이후로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젠 2,000선을 목표점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지수가 2,000 선을 꼭짓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던 2007년 시나리오를 재연하기보다는 2,300~2,5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연합뉴스가 집계한 국내 26개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는 평균 2,400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800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고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한 KB투자증권도 일단 2,120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에도 골드만삭스가 2,700을, UBS가 2,500을 내다봤다.

관건은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 여부다.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개인들은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2007년의 트라우마가 개인의 증시 진입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2007년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3년여 만에 가까스로 원금을 되찾은 투자자들로서는 증시 진입이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의 긴축 등 해외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2,100~2,200선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참다 못한 투자자들이 증시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지표에서는 개인들이 증시 진입을 타진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뒤늦은 참여는 역사적으로 '상투'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위 글은 마이더스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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