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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Virus의 맛집탐방

모두가 행복해지는 식당을 꿈꾼다

  안녕하세요 PlusVirus입니다. Midas 12월 호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식당을 꿈꾼다"는 제목으로 글이 실렸는데요 나눌만한 글인것 같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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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성공 확률은 로또 당첨률에 가깝다. 성공하기 위해선 자나 깨나 음식 생각에 매달려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수 있는 열정과 인내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미쳐야 한다. 친절한 서비스와 세련된 인테리어 따위는 그 다음 문제다.

  인터뷰를 하려고 찾아간 논현동 먹자골목은 더본코리아의 식당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국내 유수의 외식기업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좁고 허름한 사무실에서 만난 백종원(44) 대표는 요리사 옷을 입고 있었다. 가슴높이의 칸막이만 있을 뿐 직원들과 별반 차이도 없는 공간은 사장실이라 부르기도 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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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 대표에게 멋진 양복과 넓은 사장실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모든 메뉴를 손수 개발하고 사무실보다 주방이 더 편하다는 그에겐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어떤 메뉴를 새로 개발할까?'하는 오직 음식 생각뿐이다. 미식가 아버지와 음식 솜씨 좋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군대에선 간부식당을 운영하는 유일무이한 장교였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첫 식당은 바로 '대패 삼겹살'로 유명한 원조 쌈밥집이다. 한때 식당 경영을 등한시하면서 건축 자재상으로 큰돈을 번 적도 있지만 IMF 사태로 빚만 잔뜩 지게 됐다. 그때부터 식당이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하루 3~4 시간만 자며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다. 그리고 16년만에 본가,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등 19개 부른대에 국내외 300개가 넘는 점포를 거느린 외식 경영 전문가로 우뚝 섰다. 다음은 백 대표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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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나?

  요즘도 고향집에 가면 상차림이 한정식집 못지 않다. 찌개 둘에 국 하나는 기본이고 생선구이와 기본 젓갈 셋 정도, 조림과 나물 등 밑반찬만 대략 스무개나 된다. 미식가이신 아버지와 음식 솜씨가 좋으신 어머니 덕에 어려서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요즘도 지방 출장을 갈 때면 아버지께 전화를 한다. 출장지에서 꼭 먹고 와야 할 별미를 이것저것 알려주시는데 마치 '맛집 네비게이션' 같으시다.
  대학에 다닐 적엔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수업을 빼먹어 학사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장교로 간 군대에서도 포병 보직을 제쳐 두고 간부식당 운영을 맡았다. 휴가와 외박도 반납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장교의 수치'라며 경원시하던 사람도 있었지만 나중에 제대할 땐 "1년만 더 있어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할 정도였다. 그 시절 요리사 출신 사병들과 부대끼며 많은 음식을 배웠고 식재료 구입과 메뉴 선정 등의 노하우는 나중에 본격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때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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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본코리아의 현황은?

  1994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16년 동안 본가,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홍콩반점 등 19개 브랜드에 291개의 점포를 개설했다. 본사가 있는 논현동 먹자골목 반경 300m에 17개 직영 매장이 모여 있다. 중국에 19개의 매장이 성업 중이고 미국에는 6개 매장이 있다. 일본은 면요리를 중심으로 시장성을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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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비결은?

A. 처음부터 잘 됐던 것은 아니다. 사실 2001년에 한번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봤다. 준비를 단단히 해서 2005년에 재진출했다.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국 식당은 고유의 맛을 지킬지, 아니면 현지인에 맞춰 맛을 변형시킬지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역시 그랬다. 중국인들이 한식을 왜 먹는지 근원적인 의문부터 던졌다. 중국에서 한식은 특별한 날이나 접대 자리에서 먹는 귀한 음식으로 여겨지면서 가격이 비싼 평이고 식당 크기도 300~500평에 이를 정도로 대형 식당을 선호한다.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이 한국에 들어왔던 초창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결국 정통 한식당을 표방한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 "번지아(본가)는 정통 한국식 양념 갈비를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고 중국인들이 스스로 가맹점을 내고 싶다며 찾아올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똑같은 음식 맞을 모든 매장에서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처음엔 본사 직원들이 직접 주방을 맡아서 괜찮지만 현지인과 교대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노릇이지만 소스공장을 먼저 차려 모든 메뉴를 소스화한 다음에야 주방 인력이 바뀌어도 음식 맛을 거의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초기에 너무 큰 투자를 해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이제 매장이 19개쯤 되니까 수지가 맞고 있다.
  중국의 식당문화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식당을 처음 열면 할인 상품권을 잔뜩 뿌려서 자리부터 채우고 본다. 손님이 오면 같이 술을 먹어 주는 직원을 3~4명 두는 것도 일반적이다. 한국인이 중국어를 아무리 잘한다 해도 이런 문화 차이로 인해 가맹점 유치가 쉽지 않다. 청도에 위치한 중국 본사의 직원 대부분은 한족들이다. 그들을 끈기 있게 교육하고 스스로 이해하게끔 충분한 시간을 들였고 이젠 그들이 중국 문화의 공감대 위에서 중국인들을 설득하면서 매장이 늘기 시작했다. 최근 문을 연 푸동점의 점주는 중국인이다. 신천과 충칭, 북경 등에서도 중국인 점주가 개업 준비를 하고 있다. 모두가 가맹점을 내겠다고 스스로 찾아온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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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방식으로 가맹점사업을 경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가맹업은 대개 영업이 중심이다. 직원의 60% 이상이 영업사원인 곳도 많다. 주 수입원은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그리고 모든 식재료와 주류의 독점적 공급이다. 하지만 더본코리아는 영업을 절대 하지 않는다. 아예 영업사원도 없다. 문의전화가 오면 무조건 사업설명회부터 듣게 한다. 사업설명회에 지각하는 분들은 "다음에 오시라"고 돌려보낸다. 제시간에 온 참석자들에겐 "식당을 뭐하러 하시려느냐? 이거 보기보다 힘들다"고 얘기하고 가맹점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여 주며 겁을 준다. 여기까지 오면 반 이상의 참석자가 나가버린다. 대박 식당의 매출을 예로 들며 장밋빛 미래만 선전하는 가맹점 업체들도 있지만 아쉽게도 그건 로또에 가깝다. 결국 진짜로 식당을 할 각오를 가진 사람만 남게 된다.
  종종 가맹업을 참고서 사업에 빗대어 얘기한다. 대개가 자기네 참고서만 사면 명문 대학에 들어갈 것처럼 말하면서 학용품이며 교복까지 끼워 판다. 우리도 참고서를 팔지만 가정교사만 붙여 준다. 학용품이며 교복 구입은 자율에 맡기고 대신 독하게 공부를 시킨다. 적은 수업료이지만 많은 학생을 받음으로써 정직한 이익이 증가하는 것이다.
  예전에 건축업을 한 적이 있어 가맹점 인테리어가 많은 이윤이 있다는 걸 알지만 깨끗이 포기했다. 설계도면만 검사하고 공사는 자율에 맡긴다., 원하면 업자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중간에 마진을 챙기진 않는다. 단, 주방업체는 AS 문제 때문에 한 곳으로 통일했다. 공사가 끝나면 '나몰라라'하는 사례를 너무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야채 등 식재료는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훨씬 싸기 때문에 본사에서 일괄 구입해 나눠 준다. 주류도 구매량에 관계 없이 가맹점마다 주류 냉장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술값도 깎아 주기로 약속한 업체로 통일했다. 현재 가맹점 당 15만~70만 원까지 술값을 절약하고 있다. 주류업자인 친정아버지가 주는 가격보다 더 싸다는 점주도 있었다. 본사는 이득 없이 결제만 한데 모아서 처리해 줄 뿐이다. 오히려 야채값이 오르면 손해를 볼 때도 있다. 그러면 도대체 뭘 먹고 사느냐? 가맹비와 소스 판매가 주 수익원이다. 적은 차액이지만 모두가 행복한 셈이다.
  1년에 한 번씩 점주들을 모아 1박 2일 연수를 간다., 연수는 주로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고객 불만을 들려주고 본사 점검팀이 매장을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한다. 말이 연수지 혼내는 시간이다. "우리의 목적은 오래 버티는 것이다." "많이 맞으면서 제대로 된 경영 능력 갖춰라" "점주님들이 살아남아야 나도 돈 번다, 같이 먹고 살자"고 강조한다. 더구나 15만원씩 내는 유료 교육이라 처음엔 입이 나올 법도 하지만 연수가 끝난 후엔 고마워하는 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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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외식 가맹업을 시작했나?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쌈밥집을 헐값에 인수했는데 그게 장사가 잘됐다. '대패 삼겹살'로 유명세를 타면서 사람들이 가맹업을 해보라고 종용했지만 사양했다. 많은 이익을 챙기고도 정작 어려울 때 외면하는 일부 가맹업체의 횡포를 잘 알고 잇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에 수입한 목조 건축자재가 대박이 나면서 자연스레 식당 경영은 소홀해졌다. 젊은 시절이라 손님들에게 "야" "너"하는 하댓말을 듣기 싫은 자격지심도 있었던 것 같다. IMF가 터지고 빚만 17억 원 가까이 남았을 때 처음엔 속 편하게 부도를 내려 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손가락질 받고 어떻게 사냐, 차라리 노력해서 다 갚자'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루에 3~4시간 자고 500장 이상의 전단지를 돌리며 독하게 살았다. 그때 한 결심 덕에 나중에 가맹업을 시작하면서 '기왕에 하려면 누구에게도 손가락질은 받지 말자' '사기꾼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고 원칙을 세웠고 지금과 같은 경영 방침들이 세워졌다.
  덕분에 자존심은 지켰지만 돈은 못 벌고 있다. 남들은 돈 긁는 줄 알지만 빚 좋은 개살구다. 솔직히 직영 매장 몇 군데 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걸핏하면 세무조사만 받는다(웃음). 아직은 본사가 돈 벌 수 있는 규모를 못 갖췄다. 가맹점이 50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추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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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식당의 비결이 있다면?

  우선 음식을 좋아해야 한다. 나는 지금도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이런 메뉴를 개발하면 어떨까?'하는 음식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도 있지만 평상복으로 요리사 옷을 입고 많은 시간을 주방에서 보내면서 모든 메뉴를 직접 개발한다. 친절한 서비스와 세련된 인테리어 다위는 그 다음 문제다. 그런 건 투자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친절한 식당 갈래, 아니면 싸고 맛있는 식당 갈래?"하고 물어보면 대부분 후자를 택할 것이다.
  엄밀이 말하면 나는 미식가가 아니다. 그저 보통 사람 입맛이다. 맛있다는 곳을 찾아가 음식을 즐기고 어떤 때에는 '이 음식은 이렇게 조리하면 더 맛있을 텐데...'라며 손님과 똑같은 생각을 한다. 가격 결정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직원들과 함께 자장면을 먹은 후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지금 먹은 자장면이 얼마면 적당할까?"라고 물어 보고 나서야 가격을 정한다. 그래야 보통 사람에게 맞는 적정 가격이 나온다. 그래야 보통 사람에 맞는 적정 가격이 나온다. 일단 가격을 결정한 후에 생산 단가를 맞추기 위해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다. 보통 단가에 맞춰 가격을 결정하지만 나는 이 순서가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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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포부는

  레스토랑을 갖춘 한식 전문학교를 만들고 싶다. 최근의 젊은 요리사들이 온통 양식이나 일식으로 몰리는 바람에 한식 요리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풍부한 인력이 바탕이 돼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아직 크게 성공하지도 못했고 자격도 안 되는 줄 알지만 자주 방송이나 인터뷰에 얼굴을 내미는 이유도 '한식만 해도 성공할 수 있구나' 라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다. 더불어현재 하고 있는 한식 가맹업을 맥도널드 버금가는 세계적인 외식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소망도 있다.[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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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본문으로]